시
늙은감나무
알라스카김
2010. 8. 22. 12:11
노부부만 외로이 사는 시골집 마당
늙은 감나무 두 그루 동무처럼 살았네
여름 끝물에 그 나무들 밤마다
덜 익은 과일을 땅에 떨어뜨렸지
아침마다 마당을 쓰는 노부부
번갈아 가며 한숨짓네
뭐래도 좀 악착스레 붙들지 않고
늙어도 내 것은 꼭 움켜지지 않고
감나무들 겸연스레 저들끼리 속삭이네
몸이 홀가분해 질수록 맘은 편해
천둥과 번개가 내려도
먹구름 뒤세우며 달려오는
화냥기 젖은 저 바람도
이제 두렵지 않아
성가스럽지도 않아
내것이 아니라 너 가져라 하고
비우면 비울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