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 사모아-2
Pago pago 국제공항에 닿으니 가는 빗줄기가 사방을 적셨다. 서사모아와 동일 시간대지만 날짜변경선을 지나 하루가 늦은 7월 24일이다. 입국시 비자수수료를 20불 받는다. 서사모아는 사모아 달러를 쓰지만 이곳은 미국달러를 쓴다. 서사모아 Fagalii 에서 Pago Pago 왕복티켓(인당 165불)과 비자를 준비해준 이는 이충세 (57세.사진하단 중앙 모자쓴 이) 사장이었다. 고맙게도 그가 공항에 나와 있었다.
李 사장은 ,피지의 吳 선장이 알음으로 연결해준 교민인데 일본의 빙장참치선의 기관장으로 남태평양에 발을 디뎠다가 15년전 사모아에 정착했다고 한다. 기관장에서 선장으로 변신하여 이곳에서 6-7년 Palau 해역 등을 누비며 알바코 어장 선장을 했고 현재는 한국의 게통발 감척어선을 개조한 참치냉동배를 올 7월 초에 Cook Is. 어장에 출어시킨 선주였다.
또 다른 배는 개조수리 중으로 내년 4월쯤 출항시킬 것이라 한다. 수리비는 기 출항한 1척의 수입으로 감당할 심산인데 그리 호락호락한 일은 아닐듯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애초 감척어선 2척을 끌고 온 선주는 원모씨(58년생,수대 증식과 졸업)인데 李에게 선가의 50% share를 넘기고 이제 자유인이 되어 한국에 들어갔다고 한다.
아메리칸 사모아의 본령은 총 육지면적의 2/3을 차지하는 Tutuila Island이다. 총 인구(2018년 기준 약 5만 명)의 95%가 이 섬에 살고 있다. Tutuila란 태고적 꿈에 그리던 선남선녀가 이 섬에서 조우하여 짝을 이루었다는 전설이 깃든 이름이다. 동서로 길쭉하게 생긴 작은 섬인데 동쪽의 항아리처럼 생긴 만이 그 옛날 미국의 Van Camp 사가 알본 참치어선 약 60 척을 거느리고 참치통조림을 생산하던 Pago Pago(팡고팡고) 항이다. 이곳에 한국어선 지남1호가 최초로 입항항 것은 1958년이었다. 이메리칸 사모아를 대표하는 항구 이름인 Pago Pago는 부두와 인접한 마을 이름이었다.
공항과 인근한 Tradewinds 호텔에 방을 잡은 뒤, 비내리는 Pago Pago항을 만나러 李사장의 픽업트럭에 몸을 실었다. 공항과 상가가 밀집한 섬의 서쪽 Tafuna지역은 산이 뒤쪽으로 많이 물러나 땅이 넓었으나 동쪽으로 가는 길은 거의 산의 절벽과 바다가 왕복 2차선 도로를 경계로 잇닿은 형국이었다. 비가 울창하게 쏟아지다가 가늘어지기를 반복했다. 해무가 자욱히게 깔린데다 해안선의 요철이 심해 항구전경을 한 컷에 담기가 용이하지 않았다. 5천톤 급 북한 화물선이 미국에 압류,나포되어 항구에 우두커니 서있었다.
저녁에 몇 몇 교민들과 만나는 식사자리가 마련되었다. 사진 왼쪽으로부터 시계방향으로 차례 차례 인사를 나누었다. 표확열(70),촤영권(68),김동익 (70),박종춘 (66), 이충세(57),기병수(73),박현정(57),이현휘(68).
이곳에 한인 교회가 두 개 있는데 참석자들은 모두 같은 교회 사람들로 대부분 골프동호회 회원이기도 했다. 한국인 교회가 두개라는데 사사로운 교제는 같은 교회 사람들끼리만 이루어지는 상 싶었다.
한국 YTN 현지 리포터라고 밝힌 이현휘씨는, 해양소설을 쓰는 3류 작가인데 소설무대를 체험하러 왔다는 내게 일침을 가했다. 한국에서 매스콤 기자나 작가들이 몇 몇 방문해서 교민들의 얘기를 많이 취재해 갔지만 팩트가 아니거나 영양가 있는 내용이 없어 실망이 컸다고 말했다. 그는 2009년 이곳을 강타한 쓰나미 특종을 한국에 전해 이름을 날렸다고도 했다.
수요일 저녁예배 시간이라며 연장자 몇 사람이 먼저 일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