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
군사우편(3)
알라스카김
2008. 9. 24. 14:30
김한빛 상병에게 아들아, 어제가 네 생일이었구나. 몸 건강히 여전 잘 지내리라 믿는다. 지난 휴가 때 들고간 체 게바라 평전은 잘 읽었는가? 혁명에 대한 열정과 신념 하나로 제도와 인습을 벗어 던지며 짧은 생애를 나그네처럼 홀연히 살다 간 그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어제는 퇴근 길에 동무랑 포장마차에 앉았다가 이십 대의 아리따운 아 가씨 두명이 옆 자리에 앉았기로 젊음의 절정같은 선하고 아름다운 모습에 감동한 나머지 맥주 한 병을 선물하였단다. 며느리감으로 탐이나 나이를 물었더니 77 년 생이라더구나. 얼이가 79 년 생이고 너가 81 년 생이니 그만 머쓱하여 마음씨도 생김처럼 아름다우시라, 덕담을 던지고 일어 섰단다. 아버지가 주책은 아니었는지 몰라,그러나 젊음이 아름답다고 새삼 느끼는 순간 던진 찬사를 두고, 누가 흉본들 그게 대수랴 싶다. 집으로 돌아와 얼이를 앉혀놓고 젊은이의 역할에 대해 일장 연설을 또 하고 말았다. 그놈이 잔소리로 들었을런지 몰라도 그 시간 그 세월이 지나고 보면 얼마나 보배인지... 꼭 살아보아야 인생의 쓴맛과 단맛을 알 수 있다면 스승이나 부모가 무슨 소용이겠는가. 창공의 나는 새도 알에서 깨어나 제 스스로 날기까지 어미의 보호와 훈련을 받지만 ,날개짓과 더불어 둥지를 떠나는 순간 스스로의 삶을 시작하지 않느냐. 너희 나이는 독립된 인간으로서의 준비를 위한 훈련과 모색의 단계인게야. 보다 넓은 하늘과 보다 깊은 바다를 읽어라. 가장 멀리,가장 높이 나는 새가 되거라. 멀고 먼 대양을 가로지르는 힘찬 고래가 되거라. 곁에 있었다해도 아버지는 생일선물로 꼭 이 말을 들려주었을게야. 얼마 남지않은 시간이지만 계속 훌륭한 군인으로 생활해주기 바란다. 22 회 생일을 축하하며... 2003 년 11월 7일 부산에서 아버지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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