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

순천만에 깃들다(1)

알라스카김 2015. 7. 20. 16:55

 

 

 

 시인이자 소설가로 자리잡은 이윤길 선장이 나주로 귀한 걸음을 했다. 

 늦은 점심으로 함께 나주곰탕을 사먹고 우리는 곧장 화순을 거쳐  해거름에 정형남 선생님의 어산재(보성군 조성면 매곡리)를 찾았다.

 들고간  국산홍어회는 어산재 마당에서 한약재로 빚은 소주와.

 벌교식당의 갯장어 구이는  벌교 이마트에서 산 흑마늘과  울금 막걸리로.

늦은 밤 사랑채에서는 말벌의 육수를 우려낸 약주로 몸을 달구었다.

칠순인 선생님이 벌주 두 잔에 그만 사모님과 합방을 했노라 해서 나는 다섯 잔을 삼켰다.

이른 아침 어산재의 사랑채를 떠날 때

이 선장의 배낭에는 선생님의 소설 '삼겹살'과 '감꽃 떨어질 때'가 담겨 있었고

나는 아침까지 말벌주의 약효에 갇혀 얼굴이 홍당무였다. 

술이 약한 이선장이 초저녁에 곯아떨어졌던 것이 천만다행이었다.

이선장에게 핸들을 맡기고 달려온 것이 이곳 순천만 생태공원이었다. 

어산재 동산에서 사진을 남기지 못해 아쉽고 아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