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

아들에게 쓴 편지 -18-03

알라스카김 2018. 12. 3. 16:22

김 목사에게


 지난 수요일 '최선의 준비는 정결이다'란 제목의  설교를 듣고 느낀 소회를 짧게 적어본다.


 요단강을 건너기 전 언약궤를 멘 제사장들을 앞세우는 대목에서 여호수아를 통해 백성들에 명한 하나님의 말씀은 '성결하라' 였다.  (수3:1-5)


모맥을 추수하는 계절이었다. 이때쯤이면 해마다 수량이 증가하여 강물이 언덕을 넘나들었다. 이 요단강을 백성들의 무리가 안전하게 건너가게 하기 위해 하나님은 기적을 준비하며 먼저 그 백성들에게 '성결하라'고 명하신 것이다. 


 그러므로 '성결'곧 '정결'의 의미가 설교제목의 핵심으로 알았는데 30여 분 내내 그 의미에 대해선 구체적 설명이 없이 그저 성결해야 한다거나 또는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해야 한다는 얘기만 중언부언하더구나. 게다가 비디오 설교가 오디오 듣기로 바뀌어서 답답한 마음이 가득하였다.

 

'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란 예수님의 말씀에서 진리란 곧 하나님의 말씀이겠는데, 성경의 모든 기사가 곧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둘러대는 목사들은 ,설교시간 내내 신구약을 오가며 성경구절만  짜집기식으로 열심히 늘어놓더구나.미안한 얘기지만 이런 설교는 식상하고 따분할 뿐 아무런 감동도 은혜도 받을 수가 없었다.

 경우는 다르지만 ,김 목사의 설교도 전후 맥락의 큰 변화없이 중언부언의 연속이었어.


 나는 설교의 내용을 왜? 어떻게?로 구성했으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이 들더구나.

즉 ,하나님은  중요한 일을 앞 둔 그의 백성들에게 왜 성결하라고 먼저 이르실까? 다음 순서로 성결하라는 것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라는 말씀인가를 상고하는 것이다.


 성결은 모든 종교에서 공통적으로 요구되는 행동규범이다. 성결해야하는 이유가 분명해지면  그 다음엔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하는 단순한 정결의식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거짓말,탐욕,금욕 등 생각과 행동의 금기사항까지도 차례차례 짚어나가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았을까? 

  

 좋은 설교는 성도들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평소에 잊고 지내는 것들을 새삼 깨닫게 해주는 것이어야 하고 ,그 결과 내가,우리가 변화되게 하는 것이리라.

설교를 준비하는 시간과 고충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더욱 열심으로 거룩하라.


                                                                 2018.12.03 나주에서 아버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