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

정초 남해여행 -2

알라스카김 2019. 1. 8. 12:17

남해 가는 길


물살 센 노량해협이 발목을 붙잡는다

선천서 돌아온 지 오늘로 몇 날인가

윤삼월 젖은 흙길을

수레로 천리 뱃길로 시오리

나루는 아직 닿지 않고

석양에 비친 일몰이 아직 눈부신데

망운산 기슭아래 눈발만 차갑구나

내 이제 바다 건너 한 잎

꽃같은 저 섬으로 가고 나면

따뜻하리라 돌아올 흙이나 뼈

땅에서 나온 모든 숨쉬는 것들을 모아

화전을 만들고 밤에는

어머님을 위해 구운몽을 엮으며

꿈결에 듣든 남해바다

삿갓처럼 엎드린 앵강에 묻혀

다시는 살아서 돌아가지 않으리 


* 노도가 보이는 금산 기슭에서 유년을 보낸 고두현 시인의 유배시첩

 노도호. 남해 본섬에서 10분 거리 떨어진 노도(櫓島)로 가는 배.



앵강만


구운몽의 서사로 형상화 시킨 노도문학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