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

씨알농원-1

알라스카김 2021. 7. 5. 10:48

 지난 6월 12일. 보성군 노동면 소재 '씨알농원'에 풍류당이 모였다. 코로나 19의 횡포로 1년 넘게 공식 모임을 자제한 끝에 공기 맑은 산속으로 우리를 부른 것은 두 시인의 시집출판을 기념하기 위해서였다.

 4만 여 평의 야산을 수목원과 차밭 등으로 가꾼 농원의 주인은  40년 이상 이곳 노동면에서  농사일에 투신해온 농민운동가 최영추 (70세)씨였다. 나이를 따져보니 그가 형님이었다.  그의 일생이 내겐 형님 그 자체였다. 

 

 수목원을 이루는 1,000 여 그루의 樹種 중 절반 이상이 바람에 날려온 야생종이란다. 산수국의 소박하면서도 청초한 잎사귀들이 눈길을 끌었다. 그 옆에선 산목련도 여태 하얀 잎사귀들을 품고 있었다. 곧 완성될 다시면의 내 집터에 이 목련과 수국을 한 그루씩 옮겨 심어야겠다고 속으로 욕심을 부렸다.

 

흙냄새를 맡으려 그랬을까? 잔디가 깔린  마당이 탐이나서 그랬을까?  땅으로 내려오겠다는 소나무와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  저 혼자 발가벗고 춤추던 소나무를 붙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