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바다,그 물결

알라스카김 2019. 6. 28. 13:26





  망설이다가 맨발로 바다에  뛰어 들었다.

모래사장에 남겨진 바다의 파문(波紋)을 보며 나는 잠시 감격한다.

바다와 땅이 깊게 포옹한 증거다.


층층이 겹치며 땀흘린, 밀고 땡긴 공생(共生).

흡사 그들의 은밀한 교합을 훔쳐본 것 같아 낯이 뜨겁다.


 잠시 물러난 바다의 길을 따라  걸어본다.

두 발 달린 짐승에겐 허락되지 않는 길,

갈수록  수렁이고 진창이다.

다행히  이곳의 뻘밭은 얕다.


 발이 빠진 구덩을 보고 있자 하니

생각없이 바다를 잣밟은 것 같다

앞만 보고 뒤돌아 보지 않는 것은 죄악이다.


 갑자기 어깨쭉지와 드러난 팔의 껍질이 근질근질하다


미풍은 이미 바다의 간에 젖어

나도 간에 젖는다

몸에서 비늘이 돋고 곧 지느러미도 솟아나려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