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과수 관광 첫날 저녁. 다시 국경을 넘어 브라질 땅 뷔페식 극장에서 저녁겸 댄스공연을 관람했다.
공연장 입구에서 과라니족들이 민속공예품을 팔고 있었다. .16세기까지 그들은 이 땅의 주인이었다. 서구의 총칼과 문명에 몰락한 원주민의 옛 영화(?)가 애달프다. 폭포곁에서는 미처 엄두도 나지 않았던 여러 상념들과 함께, 마침 '가브리엘의 오브에'란 음악이 귓가를 적신다. 이과수 폭포 정상에서 창과 화살을 꼬나쥔 과라니족들에 포위된 채 두려움을 무릅쓰고 오브에 연주를 하던 가브리엘 신부(영화 '미션' . 제레미 아이언스 分)의 모습이, 머리에 깃털장식을 둘러쓴 원주민의 얼굴과 겹친다.
식사를 대충 끝내고 별도로 주문한 포도주를 한 잔 마실즈음 무대에 불이 들고 사회자가 등장한다. 첫 무대는 아르헨티나의 멋들어진 탱고춤이다. 부에노스 아이레스에 돌아가면 꼭 봐야겠다 맘먹은 탱고춤을 여기서 보다니. 횡재한 기분이었다. 이어서 멕시코의 마리아치(Mariachi) 밴드가 등장했다. 바이올린과 어구스틱 기타의 선율에 뒤따르는 경쾌한 트럼펫의 도발. 낭만과 서정이 진동하는 멕시코 특유의 볼레로 음악이다 . 마지막은 브라질의 삼바군무가 관중을 압도했다. 반라의 무희들이 실내를 휘돌아 나가자 여기저기 관중들이 일어나 식탁에 놓인 네프킨를 머리 위로 흔들며 환호했다.
그저 그려러니 싶었던 공연은 남미의 멋과 향기가 넘치는 감동적인, 남미의 일류 광대들이 펼치는 세계적인 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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