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여파로 집안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 좀이 쑤시면 지인들을 찾아 전화를 한다. 부산에 있는 어느 선배작가도 나와 같은 심정이었다. 우리는 30여 분 가까이 최근 세태에 대한 연민의 감정을 드러내며 역사적인 고찰에까지 이르렀다. 한국인의 심성이 왜 이렇게 편협하고 졸속한 바다의 풍파에 휩쓸리게 되었는지에 대해...해방 후로부터 이어진 정치적 변천과 역사적 인물들에 대해. 마침내 우리 두 사람은, 우리나라가 세상을 바르게 이끌 정신적 동력을 잃어버렸다는 점에 동의했던 것이다.
국민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나누어진 보수와 진보의 정치집단들은 저들만의 진영논리에 갇혀 오직 정쟁에 몰두할 뿐, 국민의 올바른 생각이나 판단이나 보편적 삶의 가치를 선양하는 정책수립에는 제대로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짙다.
국회의원들은 입만 열면 제 편 감싸기에 열중하고, 단지 상대방을 쓰러뜨리기 위해 유치하고 저급한 망언들을 기를 쓰고 쏟아낸다. 최근 추미애 장관의 아들 병역 특혜논란에 대한 야당의원들의 동시다발적 폭로와 이를 변호하는 여당의원들의 전 방위적 말 장난이, 결과적으로 국감장의 귀한 시간을 송두리째 허비해버린 후안무치를 무어라 설명하면 좋을까? 물론 그 사단은 사자를 등에 업은 추녀(醜女)에게 있었지만... 국민들이 어디 개. 돼지란 말인가?
국회에서 절대다수당이 되어버린 집권여당은 자기들 마음대로 하겠노라 졸속입법을 만들어 마치 빨갱이들처럼 행세하고 있는데, 이를 저지하기 위한 야당의 논리는 마치 초등학생처럼 졸렬하고 빈약하다. 지난 총선에서 압승한 여당의 무뢰배들은 촛불정신의 승리라 환호작약했지만, 이는 다름 아닌 소수야당으로 전락한 (전)미래통합당의 무지와 무능을 탓한 것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젠 ‘국민의 힘’으로 당명까지 바꾸며 환골탈태를 선언했다지만 하는 짓은 여전히 오십 보 백 보다.
‘조국백서’와 ‘조국흑서’간 극명한 판매부수 대비를 보면 국민의 다수는 여전히, 아직도 현명하다. 현 좌파정권의 정치적 야만을 저지하고 이 나라를 제대로 세우려면 시간이 결코 넉넉하지 않다. 그러므로 야당은 진정성 있는 정치집단으로 한시바삐 거듭나지 않으면 안 된다.
무엇보다 먼저 스스로 겸손하며 정직한 정치인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국민들을 위한 참된 개혁이 무엇인지 살신성인의 자세로 고뇌하고 또한 공부해야 한다. 경천동지할 새 세상은 땀과, 눈물과, 시간이 만든다는 진리를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그 시간이란, 곧 광야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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