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속에 깊고 푸르른 것,
뜬 구름처름 흘러가는 것들로
맘 섧어
강가에 섰더니
문득 저문 강이 말을 걸었다.
우리는 본류(本流)라고
그래서 도도(滔滔)하다고
여러 갈래 샛강이었지만
지금은 모두 한 몸이라고
앞선 자는 뒷 물결에 밀려가지만
모두 한 모양이라고
다시 저문 강이 말을 걸었다.
우리는 바다로 가고 있다고
한 바다에서 대동(大同)하면
영원히 살고
살아서 다시 여러 샛강이 되고
한 몸이 되어 이렇게 흐를 것이라고
언젠가는...
저문 강을 떠나며
내 속에 깊고 푸르른 것,
뜬 구름 같은 것들은
더 이상
설운 것이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