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

정유년 새해 아침에

알라스카김 2017. 1. 2. 14:03




2017년 새해 아침

출근하자마자

년말에 도착한 우편물들이 책상에 놓인다

고령자에게 보낸 특별감면채무변제 독촉장과 

지난 12월에 받은 건강검진결과 통보서다

짖궂은 친구처럼

둘 다 유쾌하지 못하다

살아갈 날이 멀지 않음에  한시바삐 회복하고 싶은 상처들이다

그러므로

 오늘 또 각성함은 

 겸손과 절제와 영육간의 근면이다


영산강 강둑에 오르니

빈 들에  까치떼  우수수하고

낮은 허공으로  새소리 요란하다

빈 가지 사이

옳지,수다쟁이 직박구리 한 마리 앉았다


겨울 나무들

모두 비어 있으니 거룩하고 숙연하다

생각이 비루하면 산송장이려니

오늘 이 순간

나도 모조리 비우고 싶다.

  

하루 한 시간 성경을 읽고

하루 두 시간 글을 쓰며

산소처럼 살아야겠다

보란듯이,보란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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