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새해 아침
출근하자마자
년말에 도착한 우편물들이 책상에 놓인다
고령자에게 보낸 특별감면채무변제 독촉장과
지난 12월에 받은 건강검진결과 통보서다
짖궂은 친구처럼
둘 다 유쾌하지 못하다
살아갈 날이 멀지 않음에 한시바삐 회복하고 싶은 상처들이다
그러므로
오늘 또 각성함은
겸손과 절제와 영육간의 근면이다
영산강 강둑에 오르니
빈 들에 까치떼 우수수하고
낮은 허공으로 새소리 요란하다
빈 가지 사이
옳지,수다쟁이 직박구리 한 마리 앉았다
겨울 나무들
모두 비어 있으니 거룩하고 숙연하다
생각이 비루하면 산송장이려니
오늘 이 순간
나도 모조리 비우고 싶다.
하루 한 시간 성경을 읽고
하루 두 시간 글을 쓰며
산소처럼 살아야겠다
보란듯이,보란듯이...
'산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설 '남도(南島)' 독후감 (0) | 2017.02.02 |
---|---|
손녀,피아노를 치다 (0) | 2017.01.14 |
아, 촛불이여 횃불로 타올라라 (0) | 2016.11.28 |
네팔여행 후기 (0) | 2016.11.15 |
夢中讀詩 (0) | 2016.08.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