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

진도 여행(2) 조도

알라스카김 2017. 6. 10. 12:30





모처럼 경북 영주에서 J가 놀러왔다.

그는 한시(漢詩)를 먹지에 옮겨 쓰며 인생을 관조하는 자유인이다.

산에 갇혀 사는 그에게 바다를 보여주려고 진도를 다시 찾아가.

세월호 참사의 흔적이 희미해진 팽목항에서 조도(鳥島)로 가는 배편에 차를 실었다.


육고기 일색인 술안주에 질린 J가 진작 생선회를 들먹였으나

팽목항 부두에선 한 꼬지에 천원인 어묵만 겨우 입에 물었다.


하조도의 전망대에서 내려다 보는 섬들은 처음 만큼 황홀지경은 아니었으나

19세기에 영국상선을 타고 가다 동거차도에 하룻밤 묵고 갔다는 영국탐험가 왈,

천국이 따로 없네! 라는 감탄사처럼

나는 감히 이 경치가 세계적이다라고 말한다.


조도읍에서 생선회로 점심을 때우려 식당문을 기웃거렸으나  개점휴업이 태반이다.

겨우 한 곳 손님을 받는 집을 찾았어도 생선은 말도 꺼내지 말라 한다.

일년에 세 번 수확하는 톳농사(씨톳.나물톳.건톳)철엔  고기잡는 사람이 없다 한다.

차도마다  한 편이 그래서 온통 톳 건조장이다.


건톳은 전량 일본에 수출한다고 하는데 조도의 산품이 전국 제일이라는 주민의

목소리에 자부심이 잔뜩 묻어 있다.

조도산 톳이 부드럽고 입에 물면 감칠 맛이 도는 것은

바다 밑이 뻘밭이라 그렇단다..

노부부 두 사람 톳농사 소득만 년 육천만원이 넘는다니 할 말을 잃는다.


 그나저나 J는 생선회를 먹고 싶은 맘이 여전 간절한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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