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가는 길
물살 센 노량해협이 발목을 붙잡는다
선천서 돌아온 지 오늘로 몇 날인가
윤삼월 젖은 흙길을
수레로 천리 뱃길로 시오리
나루는 아직 닿지 않고
석양에 비친 일몰이 아직 눈부신데
망운산 기슭아래 눈발만 차갑구나
내 이제 바다 건너 한 잎
꽃같은 저 섬으로 가고 나면
따뜻하리라 돌아올 흙이나 뼈
땅에서 나온 모든 숨쉬는 것들을 모아
화전을 만들고 밤에는
어머님을 위해 구운몽을 엮으며
꿈결에 듣든 남해바다
삿갓처럼 엎드린 앵강에 묻혀
다시는 살아서 돌아가지 않으리
* 노도가 보이는 금산 기슭에서 유년을 보낸 고두현 시인의 유배시첩
노도호. 남해 본섬에서 10분 거리 떨어진 노도(櫓島)로 가는 배.
앵강만
구운몽의 서사로 형상화 시킨 노도문학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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