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가고 여름이 왔다. 올해는 봄다운 봄을 느끼지 못했다.
자연의 식물들이 거짓말을 한 것이 아니라 내가 살아가는 우리나라의
꼴이 계절의 순리를 망친 것이다.
세월호및 5.18 광주사태의 진상규명, 제1 야당을 왕따시킨 패스트 트랙,
문재인 정부의 어설픈 적폐청산, 보수정당의 막말 행진, 국회의 장기파행...
급기야 헝가리 다뉴브 강의 한인 관광객 참사로 정신사납다
6월 1일, 머리도 식힐 겸 보성에 계시는 소설가 정형남 선생님을 찾았다.
선생님의 사랑채에서 현금의 정신 사나운 나라꼴을 한탄하다가 나는 그 탓의 근원이 조선중기 세계정세에 눈멀었던 선조와 그를 섬겼던 사대부의 무능과 부패였다고 말했다. 고종과 그 졸개에 이르면 무슨 말이 더 필요하랴.
왜놈이라고 무시했던 그 일본인들에게 철저하게 능욕당했던 암울한 역사의 질곡에도 불구하고,해방공간에서 미처 정신을 차리지 못한 민중들은 제 멋대로 외치며 날뛰다가 국토의 분단을 맞았고, 동족상쟁이란 전쟁을 치렀고, 근 30년 이상 탱크를 앞세운 무지막지한 군인들의 독재시대를 겪었고... 불과 30년 전 문민정부가 탄생한 후로도 갈팡질팡 어찌어찌 지금에 이르렀다.
그 수많은 세월, 초목처럼 사라졌던 무수한, 안타깝고 억울한 영혼들이 차례차례 되살아나 조국에 대해 저마다의 한풀이를 외치는 듯하다. 올바른 과거사 청산이나 진상규명이 시기를 놓치고, 기회를 잃은 탓에 잘못된 역사에 대한 진정한 반성과 그 청산의 길은 아직도 첩첩산중이다.
이 숙제들에 대한 책임의 대부분은 이승만 정권부터 시작된 보수정당의 몫이다.
왜냐? 기득권에 대한 미련이나 욕심 때문에 그들 스스로 나라를,국민을 변화시키려고고 제대로 노력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권을 뺏긴 그들이 지금은 ‘좌파독재’란 말로 생떼를 부리니 얼마나 한심한 일인가. 차라리 '좌파정권의 음주운전'이
더 낫지 싶다.
도올 같은 사람은 어느 강연에서 우리나라 정치인들은 생각이 없다고 일갈했다. 내 귀엔 정치인들은, 특히 최근에 등장한 막말의 생산자들, 역사적 사명이나 참된 정치에 대한 인식이나 철학이 없다는 말로 들렸다. 그러니 생각이 없는 사람들이 '정치인들은 말을 남긴다’란 금언을 좇아 열심히 막말을 제조한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정치나 종교 이야기는 글을 쓰기도 말로 하기도 참 싫었는데,
최근 정신사납고 짜증나는 일이 하도 빈번하여 그 이유를 찾으니 TV뉴스였다.
그래서 그 시간에 책이나 읽자고 생각했다.
최근 읽어야 할 책의 목록을 적는다.
-우린 너무 몰랐다
-보라빛 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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