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언 섬박사로부터 추자도를 함께 가자며 전화가 왔다. 4월 10일 진도 우수영에서 오전 6시 30분에 누굴 만나 완도로 가서 오전 8시30분 발 배를 타야하고, 추자도에서 하룻밤 자고 11일은 보길도로 가야한다며 자신의 일정을 밝힌다. 문제는 오전 6시에 목포역으로 와야 된다는 것이다. 마침 목포로 가는 새벽 세 시 무궁화호가 있었다. 잠을 설치고 역으로 갔으나 개찰구로 통하는 입구에 셔트가 내려져있고 안은 깜깜하다. 시외버스 터미널도 깜깜하고 버스도 없었다. 도리없이 아내를 옆에 앉히고 목포로 차를 몰았다. 혼자 차를 몰고 나주로 돌아갈 아내가 걱정이었다.
유인도인 상.하 추자도와 횡간도 추포도외 38개의 무인도가 어우러진 42개의 群島가 마치 가래나무(추자나무)의 열매를 바다에 뿌려놓은 것 같다고 해서, 또는 섬에 자생하는 추자나무가 많다고 해서 섬 이름을 추자도라 지었다고 한다. 고려시대엔 제주와 내륙의 뱃길에 바람이 세면 이곳에서 순풍을 기다렸다고 해서 '후풍도'라고 불렀다. 조선 성종때 漂海錄을 남긴 나주 선비 최부(崔溥)도 이곳에서 심한 풍랑을 만나 남중국해로 떠밀려 갔다고 하니 과연,추자도는 바람이 모였다가 흩어지는 섬이다.
배는 완도에서 2시간 여 만에 하추자도의 신양항에 닿는다. 물빛도 싱싱하고 햇빛도 찬란하다. 바람이 불지않는 추자도는 첫 눈에 너무 깨끗하고 아름답다. 전라도(영암군)와 제주도 사이에서 행정구역이 오락가락했던 추자도의 현주소는 제주시 추자면 묵리지만, 언어나 문화는 영락없는 전라남도(완도군)다. 그래서 이번 여행의 주축 멤버가 완도 사람들이었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