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성군 노동면 광곡리 탄곡마을.
찾아가는 길이 첩첩산중이다.
팔십 넘은 모친만 홀로 지키는 고향이라 농사짓지 말라고 아들은 녹차밭을 만들었다고 한다.
어린이 날을 기해 우전 잎을 따게 해 주겠다며 고향의 녹차밭으로 이끈 이는 환갑이 지난 교회 담임목사님이시다.
아버지가 물려준 낮으막한 야산의 땅을 녹차밭으로 꾸몄으니 그는 어엿한 농업경영인이다.
나이 드신 모친은 국가보훈연금으로 자립생활을 하고,
그는 농업경영 지원금을 국가로부터 받는다지만,보아하니 농사는 흉내만 낼 뿐이다.
녹차밭을 에워싼 대나무 숲이 그래서 마차 위장막처럼 보인다. 죽순이 솟아나기엔 아직 때가 이르다.
아내는 새순이 오른 찻잎을 따고, 나는 낫을 들고 차나무에 섞인 잡목을 제거하느라 열심히 땀을 쏟았다.
어쨋거나 젊은 이장을 빼곤 온통 노인들만 집을 지키는 시골마을을 보는 심정이 착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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