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향과 이해찬
민주당의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정의연의 대표 윤미향과 그녀를 고발한 이용수 할머니의 기자회견으로 요즘 세상이 온통 시끄럽다. TV를 끄고 싶어도 안타까워 이 말 저 말 다 듣고 만다.
사건의 본질을 요약하면, 일제시대 위안부 할머니들의 인권피해를 보상하려고 출발한 시민사회단체(정대협,정의연)가 세월이 흐를수록 피해자중심이 아닌 단체중심의 사업으로 활동영역을 넓혀가면서 저지른 회계부정(국가지원금및 기부금 누락)이나 피해자인 할머니들을 앵벌이 수준으로 전락시키면서 야기된 갈등이다.
나는 이 사태에 대해 판관이 되고 싶은 생각은 없다.
다만, 윤미향이 소속된 민주당의 반응에 대해 한 마디 하고자 한다.
문민정부가 출범한 지 30년이 지났건만 정치판에는 여야 가리지 않고 아직도 정신 빠진 자들이 수두룩하다.
더욱, 이 사태를 읽는 국민의 정서는 대의를 좇는다 싶은데 절대다수당인 민주당의 대표는 연일 딴청을 부린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 왈,
“나도 시민단체 운동을 해봐서 아는데, 수입과 지출 그거 다 원래 그런 거야...어쩌구 저쩌구.“
비례정당을 만들고 합당해서 177석의 거대 여당을 만든 꼴은 용서한다 치더라도, 시민사회단체를 사유화한 비례대표 윤미향을 두둔하는 그의 이 말은 도저히 참을 수 없어 울고 싶었다.
해방후 반민특위가 테러집단에 박살나면서 친일잔재를 정리하지 못한 역사적 과오를 두고 몰염치한 자들은 지금도 이렇게 말한다.
“그때 친일 안하고 어떻게 살았겠나. 정도의 차이만 있지 모두 다 그랬는데 ,누가 누구한테 돌을 던지랴?”
이해찬의 말도 위의 얼간이들과 결코 다르지 않다.
정치자금 수수의혹을 받자 동지당원들에게 미안하다며 옥상에서 뛰어내려 자살한 노회찬이 문득 그립다. 이에 비하면 이해찬은 참 딱한 사람이다.
군사독재 시대에 활동했던 친북좌파 운동권 출신들이 정치권에서 죄 사라져야 이 정치판이 좀 깨끗하고 우아해질 것이다. 그려면 또 30년 세월이다. 자유 정의 민주 평등 인권 이런 말들은 우리가 만든 말이 아니어서 어쩔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