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명의 선임이 왕복 6만원이었다. 미역 양식장의 작업선들로 청정해역 모도 앞 바다는 지금 파시다. 우즈베키스탄 외국인 근로자도 혼자서 배를 끌고 다녔다.
선착장을 중심으로 옹기종기 민가들이 부락을 이루었다. 남북 직선거리 750m, 폭 320m, 해발고도 50m에 불과한 모도의 둘레길 초입에서 덩쿨을 이루며 솟아오른'송악'이란 나무를 신기한 듯 구경한다.
정상으로 오르는 둘레길이 소박해서 더욱 자연스럽다. 좌우로 유채꽃이 꽃망울을 터뜨리고 길에 깐 두터운 마를 뚫고 민들레 싹들이 여기저기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꼬깔모 같은 조막섬들과 그들을 보듬고 있는 에메랄드 빛 바다를 보며 향긋한 봄 내음에 흠뻑 취했다. 함께 한 애인의 손을 꼬옥 잡았다가 놓았다 하며 한가롭게 걷고 싶은 길이다.
정상 인근에 설화로 기억되는 배씨 할머니 신당이 있었다. 그 앳날, 만조 때 바다가 크게 일어나 키낮은 조막섬들의 짐승들이 모조리 모도로 올라와 밭이며 온갖 식물들을 파헤쳐 섬 주민이 못살 지경이 되었는데, 배씨 할머니에게 신령이 현몽하여 ,바다기슭으로부터 산을 향해 북치고 괭과리를 치면서 올라 짐승들을 몰아냈다는 전설이다. 모도에는 뽕할머니의 전설이 없다는 얘기다. 문화해설사 선생님은 인근의 접도에서 남망산을 정원으로 끼고 사신다는 장재호씨다.
후박나무 숲과 만나는 하산길에서 이재언 선생님과 함께 기념사진을 남겼다. 앞으로도 건강하여, 함께 동무하며 섬여행을 하고 싶은 형님이시다. 아래는 목포과학대 정은채 교수님 부부다. 얼굴빛들이 다 선한 것은 천기철 사진작가의 솜씨 덕일 것이다.
모도 가족공원. 뽕 할머니 가족이라는 조형물이 보인다.
신비의 바닷길,또는 모세의 기적은 오후 2시무렵 모도애서 시작되어 회동리 기슭에서 오후 5시에 완성된다. 전체 바닷길이 열려 있는 시간은 고작 50여 분. 때문에 2.8km 바닷길을 완주하려면 모도의 이곳에 배로 미리 넘어와 있다가 물길이 다 열릴 시각에 맞춰 회동리를 향해 출발한다고 한다.
섬에서 바다와 육지를 바라보는 느낌은 , 육지의 그것과는 판이하다. 시각의 관점이 다르기 때문이다.
내륙인들이 섬사람을 섬놈이라 업신여겼던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보면 틀림이 없다.
섬에서 바라보는 눈길은 간절함이다.
그러므로, 모도에서 나는 향일(向溢)하는 존재자였다.
'사진앨범' 카테고리의 다른 글
거문도의 유적들-2 (0) | 2020.02.29 |
---|---|
거문도(巨文島)로 가다 - 1 (0) | 2020.02.28 |
솔 비치 리조트( Sol beach resort)- 진도 (0) | 2020.02.21 |
작가의 집-정형남 소설가 (0) | 2020.02.10 |
겨울바다-카페 (함평 돌머리 해변) (0) | 2020.02.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