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

씨알농원-2

알라스카김 2021. 7. 5. 11:20

 풍류담 모임 회장 김칠선님은 당분간 독재를 하시겠단다. 회장으로 애초 검증도 안 된 터에 자칫 시비를 걸었다간 날아가던 새가 내 얼굴에 똥을 쌀 것이다.   옆에 앉은 이가 송수권 시문학상을 수상한 농부 송만철 시인이다. 노래가 시보다 더 구성지고 끝이 없다는데 오늘 같이 밤을 샐지 의문이다. 그는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궤적을 '물결'이라 풀었다.

 

 목포의 최기종 시인은 이날 '목포,에말이요'란 시집을 건넸다. 에말이요란 내 말 좀 들어보라는 말이란다. 본을 물으니 탐진 최씨라 해서  '표해록'을 남긴 최부 선생을 나랑 합창하며 술잔을 부딪혔다. 평소 말수가 적은 시인이라 생각했는데 오늘은 노래까지 들고 좌중을 휘저었다. 시집을 내는 것이 며느리가 아이 낳는 일보다 기쁘나 보다.

 오후 3시 무렵에 시작된 회식이 무진장한 안주 덕에 밤이 이슥하도록 끝날 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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