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과에 급제 후, 부사 府使를 지낸 고흥 류씨 충정공이 벼슬을 접고 향리를 찾아, 江上의 구릉에 건립한 정자다(1561년). 장춘이란 이름은 사시장절 봄만 같아란 희망을 뜻한다. 제 201호 전남 유형문화재로 지정된 것은 2002년도다.
그 옛날에도 뒤안 울에는 저처럼 붉은 동백과 매화꽃이 우쭐대었을 터. 동남향으로 넓은 들을 거느리고, 우측으로는 영산강이 굽이 굽이 흐르는 江岸에서, 유유자적 내노라 하는 문인학자들과 이곳에서 교류했다.
나주 다시면 죽산리. 우측에 보이는 언덕은 영산강 제방이고 그 위로 나주-목포를 잇는 2차선 강변도로가 최근 개통했다. 그 옛날 목포에서 출발한 들물을 타고 장춘정을 찾는 귀한 손님들을 실은 나룻배가 저 마당 앞으로 미끄러지듯, 다가오면 충정공은 버선발로 축담을 뛰어 내렸으리라.
그 시절, 장춘정을 찾은 진객들은 조선시대 문신 면앙 송순, 四不三拒의 청백리 사암 박순, 퇴계 이황과 사단칠정론을 7년간 논쟁했던 고봉 기대승 , 풍류시인 백호 임제 등이었다.
나주에 현존하는 정자는 모두 하나같이 400년 이상 된 노거수가 수문장 노룻을 한다. 느티나무에 아직 새순이 돋아나지 않았다. 주변을 에워싼 팽나무와 은행나무도 아직이다. 장춘정기를 지은 고봉 기대승은 정자 이름의 뜻을 유공(柳公)과 문답한 후 이렇게 한 수 가르쳤다고 한다.
"측은지심을 바탕으로 나에게 주어진 하늘의 본뜻을 간직하고, 정성을 다하여 살아 간다면 , 봄을 감춘다는 장춘의 본뜻을 이룰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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