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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별미(외포리 대구회)

남해-삼천포-통영-거제로 다닌 겨울여행의 종착지다. 게제시 장목면 외포리 수산시장이다. 이곳에서 출생한 김영삼이 대통령이 되기 전까지 거제도는 척박한 땅이었다. 거제 구조라 출신인 내가 외포리에 발을 내디딘 것은 60 평생 처음이다. 친.외가가 모두 일운면,남부면이기도 했고 방학때나 들리는 고향에서 먼지 나는 찻길로 연고없는 타지여행이란 언감생심이었기 때문이다. 외포리 앞바다는 통영으로 이어지는 거제대교 인근의 거제해협으로 명량처럼 물살이 세고 차다. 오래전부터 대구가 산란을 위해 회유하는 고장이었다. 배를 따 걸어둔 대구의 몸이 크지 않은 것으로 보아 산란철이 조금 이른 상싶다. 수온이 불규칙하여 대구의 자연산 회유가 뜸해지면 성어 한 마리 경매가가 30만원을 홋가하던 대구였다. 수년 전부터 새끼들을 ..

산문 2021.01.16

여수 밤바다

진도를 떠나 여수에 도착하니 어느덧 어둠이 짙게 깔렸다. 찾아간 곳은 중앙동 낭만포차거리. 해안가를 일렬로 메웠던 밤바다 포장삭당들은 죄 사라지고 유명했던 '여수 밤바다' 노래는 이제 소주병 이름으로 남았다. 낭만포차 9호로 이름붙인 식당으로 들어가 거문도 은갈치회를 주문한다. 남해에서도 거문도에서도 먹어보지 못한 갈치회를 여수에서 만날 수 있었던 것은 여행가이자 미식기행가인 車 교장 덕분이었다. 그런 그가 자칭 해양소설가인 나를 순간 부끄럽게 만들었다. "낚시로 잡으면 은갈치,그물로 잡으면 먹갈치라 부르지 종種은 같습니다." 목포에서 많이 올라오는 먹갈치는 피부가 원래 검어서 그리 부르는가 싶었는데 그물에 비늘이 부대껴 그렇다는 것이다. 주인이 직접 배를 몰고 거문도 인근에서 잡아온 은갈치라 그런지 맛..

산문 2021.01.16

겨울여행

목포에서 잠을 깨어 첫 걸음에 찾은 곳이 해남 우수영, 음력으로 12월 초하루 명량해협을 바라본다. 세찬 조류에 바다밑 돌이 운다는 울돌목이다. 대조의 물길이 수면을 강물처럼 휘몰아 간다. 코로나 사태로 무료해진 관광해설사가 따라나와 최고 유속이 24노트라 해서 헛웃음을 쳤다. 바다가 소용돌이 친다는 일본의 나루토 해협이 11노트 정도,명량해협은 최대 13노트라고 들었기 때문이다. '약무호남시무국가' (만약 호남이 없었다면 나라도 없었다) 명량대첩은 정유재란(1597년) 때 이순신 장군이 133척의 일본 함선을 격파한 유명한 해전이다. 그러나 우수영 전적지엔 그 유명한 해전을 실감케 하는 상징물이라곤 찾을 수 없다. 그래서 겨울여행을 부추긴 두 사람을 세웠다. 인천의 차진호(62새),부산의 남순백(65세..

비망록 2021.0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