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릉에 이르는 돌길의 왼쪽은 제물과 향을 들고가는 향로이고 아들이 걷는 오른쪽이 임금이 걸었던 어로이다. 아녀자인 아내는 예를 갖춰 지금 흙길을 걷고 있다. 릉을 지키는 호석과 문석인이 참 수고롭다. 아침부터 볕이 드니 묘터는 과연 명당이다. 능앞에서 아내와 사진을 남기며, 우리는 죽어서 땅에 묻히지 않고 하늘의 공중에 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왕릉을 지나 숲길을 더 걷자니 저수지를 만난다. 백조가 아닌 토종오리가 쾌할히게 살고 있다. 장릉은 단지 정물처럼 봉분만 모셔진 왕릉이 아닌, 고즈넉한 숲길과 저수지와 연못 등이 있어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도 안성앚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