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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장릉-2

왕릉에 이르는 돌길의 왼쪽은 제물과 향을 들고가는 향로이고 아들이 걷는 오른쪽이 임금이 걸었던 어로이다. 아녀자인 아내는 예를 갖춰 지금 흙길을 걷고 있다. 릉을 지키는 호석과 문석인이 참 수고롭다. 아침부터 볕이 드니 묘터는 과연 명당이다. 능앞에서 아내와 사진을 남기며, 우리는 죽어서 땅에 묻히지 않고 하늘의 공중에 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왕릉을 지나 숲길을 더 걷자니 저수지를 만난다. 백조가 아닌 토종오리가 쾌할히게 살고 있다. 장릉은 단지 정물처럼 봉분만 모셔진 왕릉이 아닌, 고즈넉한 숲길과 저수지와 연못 등이 있어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도 안성앚춤이었다.

사진앨범 2020.10.19

김포장릉(金浦章稜)-1

작은 아들이 마련한 새집을 보러 김포시 풍무동을 찾았다. 올림픽대로를 따라 사방천지 고층아파트들이 이쑤시게처럼 도립한 시가지를 바라보며 연신 혀를 찼다. 한강변에 우뚝섰던 63빌딩도 쉽게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건물들이 스카이라인을 온통 가로막아 길가에 서면 나는 개미나 다름없다. 이해찬 전 여당대표가 부산을 찾아 왜 이리 천박한 도시란 말인가 개탄했다더만... 세상은 다 제눈에 안경이다. 계약과 입주 3개월만에 시세가 벌써 1억이 올랐다고 한다. 아들은 무심코 한 말이었지만 그 말에 나는 자칫 바지에 오줌을 쌀 뻔 했다. 하룻밤을 보내고 아침 일찍 시청인근 장릉을 찾았다. 서늘하고 고즈넉한 숲길이 역겨운 서울풍경에 질린 나를 달랜다. 눈에 보이는 것이 세싱 다가 아니란다. 적송이 더러 보인다. 나무들은..

사진앨범 2020.10.19

10월의 기도

만물의 생사화복을 주관하시는 창조주이신 하나님 아버지, 푸르고 높은 가을 하늘과 산과 들에 울긋불긋 무르익어 가는 뭇 생명들을 바라보며. 오늘도 말없이 일하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생각하며 하나님 전에 나아와 엎드렸습니다. 온 맘과 정성을 다해 저희들이 드리는 경배와 찬양을 주님, 기쁘게 받아주시옵소서. 지난 한 주간의 삶을 되돌아 볼 때, 저희 영혼들은 끊이지 않는 코로나 바이러스로부터 결코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모이지 마라, 나다니지 말라는 말에 앉으나 서나 입을 열어 주여,주여 탄식하며 살았습니다. 그러므로 지난여름의 긴 장마와 전국적인 태풍과 홍수피해에도 불구하고, 가을의 열매를 주신 하나님의 시간 앞에 부끄러움을 감출 수가 없습니다. 저희들의 연약한 마음과 어린아이 같은 믿음을 이 시간 고백하오니 ..

산문 2020.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