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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바다

(줄거리 요약) 1963년 10월 9일. 수산대학을 갓 졸업한 스무 두 살의 청년 일수는 원양어선 지남2호의 실습항해사 자리를 얻어 이역만리 남태평양의 사모아로 떠난다. 그로서는 뜻밖의 행운이었다. 그가 탄 배는 마구로(참치)잡이 배로서 당시 선원들에겐 황금 알을 낳는 거위였다. 마치 희랍신화에서 만인이 동경하는 황금 양가죽을 찾아 먼 바다로 떠나는 아르고호와 같았다. 일수에겐 바다란 밤마다 별을 헤며 꿈꾸던 신세계였고, 알에서 깨어나자마자 바다를 향해 질주하는 새끼거북의 원초적이면서도 강렬한 그리움이었다. 그 그리움의 근저엔 고향 거제도에서 아버지와 함께 했던 어린 시절의 짧은 추억과 눈부신 아침바다의 풍경이 깔려있었다. 일수의 아버지는 평생 바다에서 멸치떼를 쫒던 망쟁이였고, 그러므로 그의 뼈와 살을..

소설 2021.12.11

11월의 기도

살아계셔서 오늘도 우리의 삶속에 말없이 역사하시는 하나님 아버지, 오늘도 나의 생명 되신 그 사랑에 감사하며 주님 앞에 나아왔습니다. 이 시간 성령 하나님 함께 하옵시며, 온 맘과 뜻을 다하여 드리는 저희들의 예배와 찬양을 주님 기쁘게 받아주시옵소서. 주님, 추수감사절이 눈앞에 닥쳤습니다. 추수가 끝난 빈 들판에서는 저마다 심은대로 거두니라, 낙엽이 떨어진 나무에서는 가을이 깊었으니 이제 겨울을 준비해라 하나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지난 일 년 동안 저희들이 맺은 열매를 생각해보면 여러모로 부끄럽기만 합니다. 돌이켜 보면 때를 따라 이루시는 하나님의 뜻이 아닌 모두 저희들의 생각과 계획만으로 살았음을 고백합니다. 농부들의 진실된 땀과 눈물은 보지 않고 오직 그 열매만 탐하지는 않았는지요. 행여, 자기의..

산문 2021.11.15

멍수등대 (영산강 제1경)

전남 무안군 일로읍구정리 둑방 멍수등대. 영산강 8경 중 1경이라는 이곳 주소만 들고 일로읍 구정리를 찾았다. 멍수등대로 가는 표지판도 없는 허허들판,간척지로 보이는 논들이 망망한 길을 달려. 마을인가 싶어 차를 세우니 구정리(九井里)다. 노인정 앞 벽에 마을의 역사를 적어놓았다. 입향시조가 전주 최씨 최희창(1597년.정유재란)이시다. 지금은 구정.두무동,숯굴 3개 마을로 이루어져 있단다. 동네 노인에게 등대를 물으니 저 앞(강쪽)으로 가면 보인다고 했다. 말은 참 수월했지만 여전히 막연했다. 둑방이라...아무튼 저 강둑에 올라가 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과연, 앞서 주소의 둑방이란 자전거길을 만든 바로 영산강의 최남단 하구언 강둑을 가리키는 것이었다. 강의 둔덕 암초 위에 빨강색을 입은 타원형 철근콘크..

산문 2021.1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