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7일, 게릴라성 소나기가 퍼붓던 날 시골 마을로 이사를 왔다. 나주시 다시면 신석리에 새집을 지은 터였다. 다음날 이른 아침 마을을 누비며 산책길에 나섰다. 온통 녹색의 물결에 몸과 마음이 싱그럽다. 문득 마주친 울타리에서 줄지어 선 하얀 무궁화가 눈을 사로잡았다. 이삭이 돋아난 벼논이 저 지평선 끝 강가에 이르도록 들을 이룬다. 마소가 이끄는 논두렁 길은 아니지만 이 한적한 길을 따라 영산강의 둔치까지 걷고 싶다. 이 아침, 녹색의 맑은 공기를 마시면 보약이 따로 필요없겠다.